미국 시니어가 꼭 알아야 할 보이스피싱과 AI 사기 예방법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의심하세요

요즘 전화와 문자 사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교묘합니다.

저도 얼마 전 보이스피싱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피해를 당한 뒤에는 그 일을 다시 생각하는 것조차 싫어서 한동안 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공개함으로써 단 한 사람이라도 같은 피해를 피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씁니다.

처음부터 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경험한 사기는 “돈을 보내라”는 말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연락해 온 사람들은 제 이름으로 만들어진 은행계좌에 마약 밀매와 관련된 자금이 들어왔고, 제가 범죄 사건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조직원 몇 명은 이미 검거되었지만 두목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면서, 그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 언제부터 가담했는지, 어떤 지원을 했는지 등을 실제 수사를 하는 것처럼 하나씩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하지만 검거된 마약과 은행계좌라고 주장하는 사진, 사건과 관련된 것처럼 보이는 여러 서류와 자료를 보여주었습니다. 금융감독기관 사이트라고 설명하는 화면에 들어가 자료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자료와 서류들이 너무 그럴듯해 단순한 전화 사기라고 생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검사와 금융감독기관 관계자까지 사칭했습니다

그들은 검사와 금융감독기관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등장시켰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제가 한국에 직접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면 제가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받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조사에 협조한 시간에 대해서는 높은 시간당 금액으로 계산하여 약 7천 달러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두려움을 주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안심시키고 보상까지 약속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그들의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계속 강조한 한마디

그 과정에서 그들이 반복해서 강조한 말이 있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수사 중인 사건이므로 비밀을 지켜야 한다며 가족에게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아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 약 10일 동안 혼자 그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였습니다.

사기범은 피해자가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거짓말이 들통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혼자 판단하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돈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꼭 알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도 평소에는 “누가 전화해서 돈을 보내라고 하면 내가 왜 속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한 사기는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 두려움을 주고, 조사하는 것처럼 질문하고, 그럴듯한 서류와 사진을 보여주면서 먼저 신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약 10일이 지난 뒤에야 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결국 저는 한국에 있던 제 계좌에서 천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돈을 보내고 나서야 사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진과 서류가 있다고 진짜는 아닙니다

제가 겪고 나서 깨달은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입니다.

정부기관 이름이나 로고가 보이고, 공식적인 것처럼 보이는 웹사이트와 서류, 사진이 있다고 해서 상대방의 말까지 진짜라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요즘 사기범들은 실제 기관이나 직원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공식 문서처럼 보이는 자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보여주는 전화번호나 사이트, 서류만 믿지 말고 일단 통화를 끊은 다음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를 직접 찾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꼭 기억했으면 하는 5가지

1.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일단 멈추세요.
특히 배우자나 자녀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한다면 매우 강한 경고 신호로 생각하십시오.

2. 혼자 판단하지 마세요.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면 가족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 한 명에게라도 즉시 이야기하십시오.

3. 상대방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하지 마세요.
기관의 공식 웹사이트나 평소 알고 있던 전화번호를 직접 찾아 확인하십시오.

4. 서류·사진·Caller ID만 믿지 마세요.
그럴듯하게 보이는 자료와 발신번호도 진짜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5. 돈 이야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마세요.
제가 경험했듯이 충분히 믿게 만든 다음 마지막 단계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기도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는 AI 기술을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와 매우 비슷한 음성을 만들어 사기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화에서 아들이나 딸, 손주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도 “사고가 났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송금하지 마십시오.

전화를 끊고 평소 알고 있던 그 가족의 전화번호로 직접 다시 연락해 사실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끼리 미리 비밀 확인 단어 하나를 정해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경험을 공개하는 이유

솔직히 피해를 당한 뒤에는 이 일을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잊어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일을 이야기함으로써 누군가가 비슷한 전화를 받았을 때,

“잠깐, 나도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하고 한 번만 멈출 수 있다면, 그래서 돈을 보내기 전에 가족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할 수 있다면 제 경험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겪으며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입니다.

사기범은 혼자 판단하게 만들지만, 우리는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급할수록 먼저 확인하세요.

이 글이 미국에 계신 시니어들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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